시인 유치환 행복통영에서 만난 편지 속

 ◆다도해가 수묵화를 이룬 절경 통영에는 예술인들이 많다. 천혜의 자연 풍성한 물산의 고향이라 예로부터 잘살았기 때문일까. 의식주의 고민이 없으면 예술은 꽃을 피울 만도 한 환경이다. 예술가들은 삶과 상관없이 타고난 삶을 사는 반면, 유일하게 통영에 문화예술인이 많아 지역적 특성과 연관짓게 된다.

통영 봄날의 책방에서는 통영 문인들의 작품이 진열된 코너를 보고 있노라면 유치환 시인과 이영도 시인이 줄을 섰다. 작품을 진열하신 분의 센스라니유치환시는 대부분 이영도 시인이 소장하고 있었다. 이영도를사랑하여20여년동안5천여통의편지를보냈다.유치환 사후 이영도는 유치환의 아름다운 시를 시집으로 출판하였다.그 중 하나가 널리 알려진 행복이다.

<행복>사랑하는 것은 사랑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하게 보이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쓰겠다.

행로로 향하는 문에서 많은 사람들이 각자 한 가지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서 바쁘게 우표를 사고 전보를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에게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이야기를 보낸다.

세상의 매서운 바람에 나부끼고 의지하며 흐트러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일지 모른다.

사랑하는 것이 사랑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려니 그립다. 그럼 안녕.

비록 이것이 이 세상의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했기에 나는 정말 행복했다.

유치환이 매일 찾아와 편지를 썼다는 우체국은 통영중앙동우체국이 새로 생겼다.우체국 앞에 행복의 시비가 있다.

유치환이 국어교사로 있는 통영여중에 이영도가 교사로 부임했다. 이영도는 남편과 사별해 딸이 하나 있다. 이영도의 점잖은 모습에 유부남 유치환은 넋을 잃는다.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유치환은 38세, 이영도는 29세.매일 연모를 담은 편지가 3년이 지나서야 이영도는 마침내 마음을 열었다고 한다. 이후 편지는 이어졌고 유치환 시인은 20여 년간 5000여 통을 보냈다.유치환 시인의 부인 권재순 여사는 그들의 사랑을 알면서도 어쩔 줄 모르는 시인 아내 정말 쉬운 자리가 아니다.